2022 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가 천안에서 열렸다.
[동국일보] 2022 대한축구협회(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는 여자축구 저변확대 움직임에 걸맞은 엘리트 여자축구 환경 개선을 위한 KFA와 지도자들의 소통의 장이 됐다.

KFA가 천안 신라스테이에서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2022 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은 기존 컨퍼런스와 다르게 KFA가 여자축구 지도자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특별한 소통의 장이 됐다.

컨퍼런스에는 초, 중, 고, 대 약 70여 명의 엘리트 여자축구팀 지도자들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나타냈다. 컨퍼런스 첫째 날은 초등과 중고등부로 나뉘어 전국대회 운영방식 및 여자축구 분과위원회 신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여자축구활성화 프로젝트팀 지윤미 리더는 “그간 여자축구활성화 프로젝트팀이 진행해온 사업 방향 및 진행 경과를 엘리트 지도자들에게 안내함과 동시에 현장의 최일선 참여자들과 함께 엘리트 여자축구의 환경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컨퍼런스 개최 취지를 밝혔다.

추계연맹전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만큼 보수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이다영 KFA 전임지도자가 ‘U13 한일교류전을 통해 본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라는 주제로, 오성환 KFA 피지컬 코치 겸 강사가 '유소녀 선수들의 인지 및 신체 발달'이라는 주제로 강연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컨퍼런스 둘째 날은 대학부 지도자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우선 오전에는 전날 강연을 진행했던 오성환 강사가 ‘여자축구 선수를 위한 훈련법의 오해’라는 주제로 교육을 펼쳤고, 오후 세션에서는 전국대회 방식 및 선수권대회의 여자 FA컵 전환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저변 확대는 고무적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인기에서도 알 수 있듯, 생활체육으로서의 여자축구는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며 참여 인구수 또한 늘어나고 있다. 더이상 전문선수가 아닌 여성의 축구 참여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는 없다. 문제는 생활체육으로서의 여자축구의 인기와 엘리트 여자축구의 현실이 같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0년 FIFA U-20 여자월드컵 3위와 FIFA U-17 여자월드컵 우승이라는 역사를 쓴 뒤로 문화체육관광부 및 KFA,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지원으로 80개에 육박했던 여자 엘리트 축구팀 수는 출산율 저하, 타 종목 대비 열악한 프로 선수 처우, 불투명한 진로 등의 현실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로 점차 줄어 현재는 60여 개에 불과하다.

KFA가 지난해 여자축구활성화를 프로젝트로 내세우고 팀을 만든 것도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와 그 변화를 이끌어 낼 실행 주체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됐다.

실질적으로 여자축구활성화 프로젝트팀은 지난해 출범한 이후 인식개선,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 제도개선, 저변확대라는 큰 네 가지 주제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으로 서울특별시교육청 및 인천광역시교육청과의 MOU를 통해 약 165개 학교를 대상으로 정규 수업 시간에 축구 수업을 진행하여 여자 어린이 축구 경험을 확대했다. 또 FIFA의 여자축구발전 프로그램에 지원해 여대생축구클럽리그(WUFL)을 창설하고 ‘렛츠플레이 여자축구 페스티벌’ 등을 진행했다.

활발했던 저변확대 및 인식개선 사업의 결과와는 달리 거버넌스 재정립을 바탕으로 한 제도개선에선 아직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그래도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부터는 한국여자축구연맹과 함께 논의해 ‘여자축구 활성화지원금 시행지침서’를 개정하여, 1종 학원팀만 해당 됐던 창단지원금 지급 대상을 1종 클럽팀까지로 확대했다. 또한 대학 팀에 제일 많은 혜택이 주어졌던 지원금 규모를 초등부가 가장 많고, 중등·고등·대학부가 그 아래로 금액이 같게 변경해 가장 낮은 연령대의 팀 창단이 유도되도록 했다.

경기 수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고민은 진행 중!

주말리그를 도입한 남자축구처럼 여자축구도 리그제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여러 현실적인 고민과 아이디어가 교환됐다.

경기 신하초의 장동진 감독은 “여자축구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리그제를 하기에는 팀 수가 적고,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경기권의 경우에는 여학생축구클럽이 꽤 있다. 우선 경기권역에서만이라도 엘리트, 클럽 구분하지 않고 리그제를 시범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서 광양중앙초의 손백기 감독은 “당장 리그제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겠지만 현재 있는 전국대회 구조에서 기존의 조별리그+토너먼트 방식을 풀리그로 바꾸어 중도 탈락하는 팀 없이 전 참가팀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게 하는 방법부터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권영인 광양여고 감독은 “산술적으로 리그제를 하면 현재 전국대회 구조 대비 팀 운영비가 2배 이상 필요하다. 예산 지원 없이 무조건적인 리그제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포항여전자고의 허문곤 감독 또한 “남자도 초중고리그를 도입하며 지원을 해주다 일정 시점 이후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자축구는 남자축구보다 상황이 더 열악한데 영구적인 지원이 약속되지 않는다면 리그제를 섣불리 도입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박청조 인천디자인고 감독은 또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박청조 감독은 “우리 팀은 전국대회에 가면 전력상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해) 2~3 경기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팀이 열정이 부족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리그제 도입이 다소 무리라면 전국대회의 방식을 개편해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에 올라가지 못하는 팀들끼리라도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부에서는 리그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논의가 오갔다. 지도자들도 “다 공감하고 있다”면서 “대학부는 8개 팀밖에 안 되고, 초중고보다 수업일수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협회가 연맹과 논의하여 리그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8월에 진행되는 선수권대회를 동호인부, 대학부, WK리그를 아우르는 ‘여자FA컵’(가칭 WFA컵) 콘셉트로 확대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여자축구 관련한 스토리를 생성하고, 동호인부의 참여를 통한 여자축구 저변확대를 공고화하며, WK리그 팀들과의 경기 경험 기회 등을 고려할 때 시도해볼만하다는 의견들이었다.

다만, 경기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도 정식 경기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녹아웃 매치 형태 시 조기 탈락하는 팀들에 대한 추가 경기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KFA는 앞으로 여자축구 분과위원회를 발족해 여자축구 관련 정책과 주요사안을 논의하고, 실시한 소통할 수 있는 공식적인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여자축구 분과위원회는 초등, 중등, 고등, 대학 및 WK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와 대한축구협회 및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가 참여하여,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한 주제로 여자축구 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조긍연 KFA 대회위원장은 “그간 여자축구는 남자축구와 달리 공식적인 분과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했었다. 분과위 구성을 계기로 협회와 연맹, 현장의 여자축구 지도자들이 더욱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여자축구 정책 및 환경에 대한 전반의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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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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