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
[동국일보]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은 ‘에이스’ 지소연이 없는 상황에서도 다른 선수들이 지소연의 공백을 메우는 활약을 펼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1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경기에서 이금민의 해트트릭과 박은선의 두 골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다. 지난 7일 1차전에서 5-2 역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두 경기서 10골을 몰아넣으며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과시했다. 또한 2차전에서는 6경기 만에 무실점하며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은 경기를 마친 소감을 묻자 한국어로 “오늘 경기 많이 많이 만족해요. 5-0이라 저는 행복해요”라며 웃었다. 대표팀이 6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랑 코리안 바비큐(고기)를 먹으러 갈 거예요. (다음 소집 때) 신용카드가 필요해요”라며 유머 감각도 선보였다.

특히 벨 감독은 지소연이 빠진 상황에서도 박은선, 조소현 등 베테랑과 이금민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지소연의 공백을 무색케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 벨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를 마친 소감은

(한국어로) 오늘 경기 중요해요. 많이, 많이 만족해요. 퍼포먼스, 결과 괜찮아요. 5-0이라 저는 행복해요.

- 김혜리가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는데 어땠나?

(한국어로) 김혜리 항상 잘 했어요. 주장(으로서) 좋아요. 선수(로서) 좋아요. 사람(으로서) 좋아요. 매 경기 100% (한다). 사이드백, 센터백 모두 문제 없어요. 팀을 위한 완벽한 캡틴이다.

- 두 경기 모두 선수 교체를 많이 활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하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 교체는 경기 성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시작했을 때부터 흐름이 좋았다고 판단했고, 특히 상대가 어려운 상대라 생각했다. 언제든 득점을 할 수 있는 팀이라 선발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흐름이 좋고, 조직력을 갖춰가는데 이를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우리가 충분히 잘 하고 있구나’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벤치 선수들은 일찍 들어오든, 늦게든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차전에 천가람, 박은선을 이른 시점에 교체를 하면서는 변화를 이끄는 목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뛰지 않은 선수들도 결과를 가져오는데 있어 모두 다 기여를 했다고 판단한다. 평소 모두가 훈련에 잘 참여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박은선이 적지 않은 나이에 풀타임 활약했다. 두 경기를 본 상태에서 평가한다면?

박은선은 열심히 해줬다. 작년 6월 캐나다 원정 평가전에 처음 데려왔다. 그때 내가 ‘너에게 원하는 것은 15분 20분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 노력하고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은 너무 잘했고, 오늘은 기동력과 버티는 능력 모두 좋았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 화초처럼 아끼고 있다가 내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손화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한다. 박은선이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옆에서 움직이면서 맞춰주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러한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 같은 아프리카인 모로코전을 염두에 둔 경기였는데 16강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나?

아프리카 팀이라는 점에서 유사하고, 모로코전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같은 아프리카여도 모로코와 잠비아는 다른 플레잉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잠비아는 콜롬비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콜롬비아가 프랑스와 경기하는 것 봤는데 1-5로 졌지만 60분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했다. 우리의 초점은 콜롬비아전에 맞춰져 있다. 피지컬적으로 터프한 경기가 예상된다.

- 6경기 만에 무실점이다.

항상 선수들과 회식하러 가면 고기와 커피를 사주곤 한다. 다음 소집에는 신용카드를 가져와야할 것 같다. 하지만 진지하게 말하면 최근 4경기서 10실점했다. 어떻게 보면 콜린 벨의 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콜린 벨의 팀은 내가 그동안 맡아온 팀들을 보면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했다.

최근 몇 경기는 그런 모습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강팀을 상대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아놀드 클라크컵 잉글랜드전의 아쉬운 페널티킥 실점, 이탈리아전 마지막 실점은 오프사이드라 그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실점한 숫자는 8골이다. 그렇다면 매 경기 이기려면 3골을 넣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3골은 큰 숫자다. 그렇기에 타이트한 수비를 잘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공격 찬스를 잘 살려야 한다. 우리는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는 팀이다.

- 지소연 없이 두 경기 치렀는데 어땠나.

지소연이 없는 이 시점에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한발 나서야 한다. 베테랑들이 역할을 수행했고, 또한 오늘 중앙 미드필더(배예빈)는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이 선수들도 휼륭히 역할을 소화했다.

지소연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그래서 부상에서 완벽하게 복귀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치료가 이뤄졌으면 한다. 복귀하기 위해 다음 몇 주 동안 충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소연이 없을 때가 한 번 더 있었는데 작년 뉴질랜드전이었다. 부상으로 못 왔는데 그때 이민아가 나서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뉴질랜드와의 두 경기는 이민아가 대표팀에서 제일 잘 했던 경기 중 하나였다고 본다. 중요한 순간에 누군가 들어와서 메워줘야 하는데 이번 두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본인 역할을 충실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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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 “지소연 없어도 다른 선수들이 제 역할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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