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동국일보]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카리브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수도 포트오브스페인(Port of Spain)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한 제45차 카리브공동체(카리콤, CARICOM)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카리콤은 대다수 인구 100만이 안되는 소국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14개 회원국 중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제외한 13개국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으로 2030 세계박람회 유치의 승부를 가르는 중남미 지역 최대 표밭이다. 창설 5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이번 카리콤 정상회의는 11월 열리는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최종 투표에 앞서 이 지역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카리브 지역의 큰 잔치인 셈이다.

카리콤은 2030 세계엑스포 유치 격전지이기도 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카리콤은 최근 엑스포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카리콤은 전통적으로 유엔 등 국제기구나 국제 선거전에서 집단투표 경향을 보여왔다. 여수 엑스포 당시에는 카리콤 국가들이 단체로 한국을 지지했던 고마운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경쟁국인 사우디도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카리브라고 하면 에메랄드빛 해변을 연상하겠지만, 실제 카리브 국가들이 처한 저개발 문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반복적인 자연재해, 경제난, 치안문제에 기후변화까지 외국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에게 한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낯선 나라이자 종전 이후 짧은 기간에 선진국으로 발전한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카리콤 국가들에게 기후변화, 해양환경, 식량안보, 재생에너지 등 분야에 있어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총리는 카리콤 국가 정상들과의 면담에서 “부산엑스포를 전세계가 함께 기후위기 대응 노하우와 경제발전 노하우를 나누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의 이번 방문은 한국 정상급 인사의 최초 카리콤 국가 방문이자 카리콤 정상회의 참석이기도 해서 현지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다. 1917년 설립된 카리브 지역 최고(最古), 최대 언론사인 ‘티엔티 가디언(TNT Guardian)’社는 한 총리의 방문을 3일 저녁 자사 방송 메인뉴스에 보도하고, 한 총리와의 인터뷰를 주말에 별도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총리는 카리콤 정상회의 개막 당일인 3일, 현지 방송사 인터뷰를 시작으로 △키쓰 롤리(Keith Rowley)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 △칼라 바넷(Carla Barnett) 카리콤 사무총장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Chandrikapersad Santokhi) 수리남 대통령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저녁에는 △카리콤 정상회의 개막식 및 환영 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한국과 13시간 시차에도 불구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트리니다드토바고 양자회담) 한 총리는 3일 오전 이번 카리콤 정상회의 개최국인 트리니다드토바고의 키쓰 롤리(Keith Rowley)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카리콤 주도국이자 역내 최대 경제국인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와 롤리 총리는 양국이 1985년 수교 이래 석유·천연가스 등 자원 협력 및 인적 교류를 꾸준히 발전시켜왔음을 평가하고, △에너지‧인프라 △기후변화‧해양환경 △역량강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가기로 했다.

특히, 롤리 총리는 카리콤 국가들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카리브 도서국간 연결성, 국제금융시스템 접근 문제 등을 언급하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했다.

(유엔 사무총장 면담) 한 총리는 3일 오후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유엔 협력 △한반도 문제 △카리콤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한국이 평화재건, 지속가능 개발목표(SDG) 등 분야에서 유엔과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왔음을 평가하면서 한국이 2024-25년 임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번영에 더욱 기여할 수 있길 희망했다.

한 총리는 구테레쉬 사무총장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한 총리와'구테레쉬'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단합하여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지속 발신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 총리와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카리브 지역이 기후변화 문제에 취약성이 높은 지역임에 공감하고 동 지역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증대될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한-카리콤 사무총장 양자회담) 한 총리는 3일 오후 칼라 바넷(Carla Barnett) 카리콤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카리콤이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 사회, 외교 등 제반 분야에서 회원국간 통합을 이루어 온 것을 평가하면서 한국과 카리콤간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가고자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한-카리콤 협력 강화 방안으로 △협력채널 및 소통 강화 △제반 분야 실질협력 강화 △맞춤형 개발협력 기반 확충 △역량강화 등을 제시했고, 특히 한-카리콤 협력기금을 대폭 증액하여 역내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가기로 했다.

바넷 사무총장은 농업, 정보통신기술, 무역·투자 등 한국측이 제안해 온 협력분야들은 카리콤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하면서 한국 정부의 그간 기여와 협력 확대 의지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

(한-수리남 양자회담) 한 총리는 7월 3일 오후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Chandrikapersad Santokhi) 수리남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간 제반 분야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 총리는 한국전에 참전한 수리남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한다고 하고, 우리 정부가 수리남의 마지막 한국전 참전용사를 조만간 한국에 초청할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와 산토키 대통령은 수리남의 관심 분야인 △기후변화 및 재난 대응 역량 강화 △농업·산림 기술 향상 △해양환경 보호 및 해양과학 연구 등에서 첨단 기술 강국인 한국이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음에 공감하고 관련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해가기로 했다.

(카리콤 정상회의 개막식 및 환영리셉션) 한 총리는 7월3일 저녁 카리콤 정상회의 행사장(Hyatt Regency 호텔)에서 거행된 제45차 카리콤 정상회의 개막식에 특별 초청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바넷 카리콤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카리콤 설립 50주년을 축하하고 그간의 경제발전 및 지역통합을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새로운 50년을 맞이하는 카리콤이 기후변화, 식량안보, 해양환경 등 전 지구적 문제에 있어 역내 회원국간 공동 대응 및 역외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해결해가자고 했다.

루스벨트 스케릿(Roosevelt Skerrit) 카리콤 의장(도미니카연방 총리)은 카리콤 회원국들이 지난 50년간 여러 도전과 위기들을 단합을 통해 극복해왔음을 강조하면서, 팬데믹 등 복합적 위기 상황하에 맞이하는 새로운 50년도 회원국 간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현 국제금융시스템이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극심한 치안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이티에 대해 카리콤 및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 총리는 카리콤 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통령궁에서 개최된 환영 리셉션에 참석하여 바넷 카리콤 사무총장, 스케릿 카리콤 의장 등 카리콤 주요 인사와 환담하고 한국과 카리브간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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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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